‘시한부’ 며느리 역을 맡은 배우 원미경의 연기가 화제이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돌봐줄 사람이 없는 치매 시어머니를 걱정해 시어머니의 숨을 틀어막는 원미경의 절규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17일 방송된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최종회에서는 치매를 겪고 있는 시어머니(김영옥 분)를 두고 떠날 수 없었던 말기암 환자 인희(원미경 분)의 가슴 미어지는 선택이 그려졌다.
인희는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다는 ‘말기암’ 판정을 받고 남겨질 가족들과 이별 준비를 연습해 왔다.
바빠서 자주 못봤던 남편과 딸, 아들이 다 함께 퇴근 후 집에 오는 모습을 보며 인희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행복을 잠깐 느낄 새 없이 시어머니가 몽둥이로 인희의 머리를 내리쳤다.
남편 정철(유동근 분)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인희를 보자 분노했다.
이별이 며칠 남지 않은 아내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어머니 치매로 고생해야 하는 것이 화가 났기 때문이다.
결국 정철은 어머니를 방에 가두고 대못으로 문을 막아 버렸다.
아내 인희가 제발 그러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그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날 밤 잠을 자다 거실로 나온 인희는 못 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어머니의 방문을 열어본다.
순간 인희는 자신이 없으면 시어머니를 보살펴줄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잠든 시어머니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인희는 순간 이불로 시어머니의 숨통을 틀어막아 버린다.
“나 없으면 돌봐줄 사람도 없는데 같이 죽자”며 인희는 절규했다.
숨통이 막혀 이불 속에서 꺽꺽거리는 시어머니의 가냘픈 숨소리와 인희의 울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마침 아래층에 있던 딸 연수(최지우 분)가 이를 발견했고, 가족들이 달려와 흥분한 인희를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인희는 “어머니, 나 죽으면 어떻게 살래. 어머니 나랑 같이 죽자. 애들 애비 고생 그만 시키고 나랑 같이 죽자”며 울부짖었다.
그동안 시어머니를 불평불만 없이 돌보온 인희의 절규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았다.
시어머니 발을 깨끗하게 씻겨주며 인희는 “어머니, 나 먼저 가 있을게. 애들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와”라고 말했다.
그렇게 시어머니에게 마지막 부탁을 남긴 인희는 남편 정철과 떠난 여행에서 아주 평온한 얼굴로 자는 듯 세상을 떠났다.
한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노희경 작가의 동명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치매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인희가 말기암 진단을 받고 가족들과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