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인사 문제로 부딪히는 예비부부들의 갈등이 담긴 사연이 온라인 상에 계속해서 게시되고 있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A씨(여)는 얼마 전 남자친구와 명절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다툼을 벌였다.
다툼의 원인은 남자친구가 결혼을 앞둔 만큼 이번 설 연휴에 자신의 큰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한 것 때문이었다.
A씨는 결혼 전 마지막 명절인 만큼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싶었고 결국 각자의 집에서 명절을 보내기로 했지만 불편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
A씨는 “결혼 전 마지막 명절을 부모님과 함께 소중히 보내고 싶었는데 정작 남자친구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하면 우리 가족들과 명절을 보낼 시간이 적어질 텐데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시댁 식구들이 혹여 날 좋게 보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상대방 가족에게 명절 인사를 가는 문제가 예비 부부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B씨(여) 또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B씨도 결혼 전 명절을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내고 싶지만 예의상 예비 신랑의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갈 예정이다.
B씨는 “맘 같아선 집에서 쉬고 싶은데 왠지 과일이라도 들고 시댁 식구들을 찾아 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며
“남자들은 우리 집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지만 여자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도 없지 않냐”고 불만을 호소했다.
이어 “유부녀 친구들과 상의해보니 평생 시댁에서 보낼텐데 결혼 전이라도 가지 말라고 말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남성들의 입장은 이렇다.
결혼과 함께 책임감이 커지는 만큼 가족으로서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4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C씨는 여자친구에게 양 쪽 집안에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말했다 싸움이 날 뻔 했다.
결국 여자친구의 의견을 따르는 방향으로 상황을 무마했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C씨는 “이제 서로 가족이 되는 것이니 서로의 가족을 잘 챙기자는 의미로 꺼낸 말이었는데 여자친구가 정색해서 당황했다”며
“상대방의 가족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이 가족으로서의 도리 아닌가 하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반응 역시 엇갈린다.
아들을 둔 주부 송모(60세)씨는 “명절 때 굳이 예비 며느리가 와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오면 더 반갑고 예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두 딸을 키우는 이모(61세)씨는 “결혼 전인데도 불구하고 딸들이 예비 시댁에 간다고 하면 섭섭할 것 같다”는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