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부상을 당했지만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군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군 복무 중 실명한 병사에게 보상을 거절한 보훈처의 태도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6년 MBC ‘시사매거진 2580’은 군대에서 시력을 잃은 김현수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김씨는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호국훈련 도중 선임과 함께 자동차 엔진룸을 점검하던 중 눈에 기름이 튀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당시 기름을 물로만 씻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일여가 지난 후 갑자기 왼쪽 눈이 잘 안 보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눈곱이 눈동자에 붙은 느낌처럼 어떨 때는 뿌옇게 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진료를 받고 싶었지만 부대는 김씨의 요청을 3차례나 거절했다.
갖은 고생 끝에 마침내 외출을 하게 된 그는 근처 안경점에서 시력을 측정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왼쪽 눈의 시력이 사라진 것이다. 안과를 간 그에게 의사는 “왜 이렇게 늦게 왔냐”는 말을 했다. “정밀 장비가 없으니 대학 병원에 가야 한다”는 진단과 함께였다.
하지만 이를 들은 부대는 김씨에게 복귀 명령을 내렸다.
결국 대학 병원을 가지 못한 그는 복귀 후 국군고양병원과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원인을 찾지 못한 군의관들은 “아 이등병이 벌써부터 말이야”라면서 김씨를 나무랐다.
결국 그는 사고 발생 40일 만에 휴가를 받아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골든타임은 지난 후였다.
김씨는 병원에서 시신경위축으로 인한 실명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결국 의병 제대를 한 김씨는 국가보훈처를 통해 보상을 신청했다. 하지만 보훈처는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김씨가 2002년과 2008년 결막염 등으로 진료받았다며 공무로 인한 질환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보훈처의 입장을 반박하기 위해 대학병원 2곳으로부터 유전병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결과를 첨부해 재심사를 신청했다.
그럼에도 보훈처는 유전병이 맞다는 공문만이 내려왔다.
김씨는 “두 번째 결과가 나왔을 때는 확신을 했다”며 “보상해주기 싫어서 저렇게 하는구나”라고 절망감을 드러냈다.군의 잘못된 판단으로 김씨는 멀쩡했던 소중한 눈을 잃었다. 그리고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상황이 사건 10년 후인 2018년에도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실한 군대 내 의료체계에 대한 지적은 군필자들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군은 선진병영을 내세우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