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뜨거운 열기 속 시작한 가운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 25분, 대한민국은 월드컵의 열기로 가득찼던 그 순간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는 대포 소리가 크게 들렸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이 한국 경비정에 기습으로 포격 시도를 했다.
제2연평해전이 발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북한 경비정은 남한의 꽃게잡이 어선을 경계하던 중 NLL을 넘었고 즉시 출동한 남한 해군는 경고방송을 하며 교전 대비태세를 취했다.
북한 경비정은 그 어떤 징후도 없이 기습포격을 먼저 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포격에 해군의 고속정 참수리 357호 조타실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양측 함정 사이에서는 곧바로 교전이 시작됐고, 10시 43분경 북한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발생하자 북한 함정은 퇴각했다.
10시 50분경 두 척이 모두 북방한계선을 넘었고, 북상하면서 교전이 끝났다.
25분만에 끝난 짧은 교전이었지만, 우리 해군이 입은 피해는 컸다.
357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해 한상국 상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
특히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상사는 북한군의 포탄에 가슴 관통상을 입고도 끝까지 키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져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불길로 휩싸인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숨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했던 것이다.
한 상사는 교전이 끝난 지 41일 만에 참수리 357정의 조타실에서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는데, 발견 당시 그는 키를 꽉 잡은 채 차가운 물 속에 잠들어 있었다고 한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357정을 지켜낸 그를 기억하기 위해 2009년 진수된 최첨단 기능의 유도탄함(PKG) 2번함을 ‘한상국함’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2018년 6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