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타이레놀’이 신체적 통증뿐 아니라 마음의 아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6일 연합뉴스, 영국 데일리 메일 등 국내외 매체들은 잇따라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의 심리학·뇌과학 연구실의 카일 래트너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진통제인 이부프로펜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이고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부프로펜과는 기전이 다른 일반 해열진통제이다.
카일 박사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이부프로펜(애드빌, 모트린) 등이 뇌에도 작용해 마음의 아픔에 대한 민감도와 정보 처리 능력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일 박사는 진통제들이 마음에 미치는 의외의 작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이부프로펜을 복용한 여성은 자신의 참가가 배제되거나 배신을 당한 경우와 같이 가슴 아픈 일을 당했을 때 느끼는 감정적 아픔의 강도가 다른 사람보다 약하다.
다만 남성의 경우에는 오히려 마음 아픔의 강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사람은 신체적 고통을 당하거나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다른 사람을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입이 다른 사람에 비해 약하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즐거움 또는 불쾌감을 주는 사진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다른 사람들보다 둔하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려고 내놓았을 때 책정하는 가격이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싸다.
–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은 게임을 할 때 자주 실수를 하는 등 다른 사람에 비해 정보 처리 능력이 약해진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레녹스 힐 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앨런 마네비츠 박사는 “신체적, 감정적 감각은 뇌에서 중복(overlap)될 수 있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체적 통증은 신체 손상이 발생한 부위에서 느껴지지만, 신체적 통증이 기록되고 처리되는 곳은 뇌”라며 “우리가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할 때 정작 그 감정이 느껴지는 곳은 뇌”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뇌과학학회 연합회(FABBS) 학술지(Policy Insights from Behavioral and Brain 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