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코로나19 책임론에 대해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1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선언을 늦춰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의혹이 독일 언론을 통해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 전화로 인해 전세계가 코로나19에 대처할 시간이 4~6주 허비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WHO 측은 “시 주석과 WHO 사무총장은 통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라며 즉각 부인에 나섰다.
지난 10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독일 슈피겔지가 독일 정보기관 연방정보국(BND)의 첩보 문건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건에 의하면, 시 주석은 지난 1월 21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통화 중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팬데믹과 같은 전세계 차원의 경고를 연기해달라”라고 요청했다.
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은 3월 11일의 일로,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나타났다”라고 알린 지 70여일이 지나서였다.
3월 11일에는 이미 110여개국에서 12만 명의 감염자가 나왔던 상황이며, 2월에는 한국·이란·이탈리아 등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되던 시점이었다.
WHO가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3만명의 확진자가 나왔을 때, 팬데믹 선언을 한 것에 비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은 상당히 늦었다는 것이다.
BND는 문건에서 “중국의 은폐식 정보정책으로 전세계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시간을 4~6주 낭비했다”라며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WHO는 10일 즉각 해당 보도를 전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을 트위터를 통해 발표했다.
WHO 측은 “1월 21일 당시 시 주석과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전화 통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 부정확한 보도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하려는 전세계의 노력에 방해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친중파로 익히 알려진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월 28일 시 주석을 만나 중국의 대응을 칭찬했고 이후에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덕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라는 등의 수차례 중국 옹호 발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