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피살 사건 현장이 공개됐다.
KBS 뉴스는 23일 제주시 초천읍 주택에서 발생한 중학생 A군 피살 사건 현장 사진을 유족 동의하에 보도했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쾌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 내부에는 식용유로 추정되는 기름이 곳곳에 뿌려져 있었다.
숨진 A 군(16)의 방과 책상, 안방, 마루, 벽, 거울 등 곳곳에 식용유로 추정되는 액체가 묻어있었다.
유족은 “살해범이 나중에 불을 지르려 했던 것 같다”고 흐느꼈다.
A 군의 방에는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가 있고, 책상에는 중학교 과학과 가정기술 책, 학교에서 보내온 ‘알리는 말씀’ 등이 놓여있었다.
A 군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노트에는 수학 문제 풀이과정이 적혀 있었다.
책상 밑에는 가족사진이 버려져 있었으며, 그 사진에는 A 군과 A 군의 모친, 살해 피의자 백 씨 등이 찍혀 있었다.
침대 옆에는 범인이 당시 A 군의 휴대폰을 부순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도 보였다.
취재진은 유족의 동의를 얻어 범행이 발생한 2층 다락방 현장을 확인했다.
A 군은 이곳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손과 발 등에 청테이프가 묶인 채로 발견됐으며, 부검결과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드러났다.
범행이 발생한 다락방 매트에선 저항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유족은 다 뜯겨나간 매트를 보며 “범행을 당하다 고통스러워 손톱으로 짓누른 흔적”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재차 의사를 물었고, 유족은 공개해도 된다는 뜻을 밝혔다.
유족은 재차 취재진에게 살해 피의자들의 신상공개와 엄벌을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백 씨가 앙심을 품고 전 연인의 아들인 A 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주택 뒤편으로 몰래 침입하고, 범행 전 장갑 등을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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