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PET 촬영을 하다가 피험자가 눈을 감으며 아무런 생각 없는 상태에서 뇌의 특정 부위가 바삐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뇌의 특정 부위는 생각을 너무 깊이 할 경우 오히려 활동이 줄어들어 ‘뇌는 여러가지 자극에 반응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었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휴식을 취하며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라고 명명했다.
그는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뇌도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매년 우리나라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린다.
심박수를 기준으로 심사를 하므로 참가자들이 실제로 멍을 때리는 건지 아니면 호흡을 정리하며 그런 척을 하는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시간을 내서라도 멍 때리는 연습을 조금씩 하다 보면 정말 생각을 멈추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멍을 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명상을 하듯이 하루에 1~2분이라도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한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뇌가 처리해야 할 자극을 줄이는 것도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만이라도 휴대폰을 보지 않고 이어폰으로도 음악을 듣지 않으면 뇌가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줄어들어서 뇌를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각하지 않겠다’고 자꾸 인식시키며 마음먹으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불러올 수도 있다. 잡념이 떠오를 때는 그냥 그대로 흘려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단, 너무 잦은 멍때리기 혹은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참고하자.
멍때리기와 지루함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지루함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지루함을 “할 일이 너무 없어 시간을 주체하지 못 하고 그 상황에 매우 지겨워하는 모양” 또는 “현재 진행 중인 일에 아무관심이 없어 싫증 내는 모습과 그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루함이 심해질 경우엔 도박, 폭식, 폭음, 난폭운전, 성적 문란함 등의 문제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뇌과학자들 역시 멍때리기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생각이 복잡한 날 가끔 때리는 것이 좋으므로 자극이 없는 너무 잦은 멍 때리기는 오히려 안 좋을 수 있으니 주의 하는것이 좋다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