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가 하나둘씩 폭로되면서 과거 ‘제2롯데월드’ 건립 당시 있었던 일화도 재조명되고 있어 화제다.
지난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100억원대 뇌물 수수와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이튿날 오전 6시 25분께 21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이달 중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서 과거 그와 연루된 제2롯데월드 타워와 관련한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8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이 전 대통령과 롯데 간의 정경유착 고리를 풀어낼 단서 하나를 제시하게 된다.
이 의원은 대통령 기록관에서 ‘제2롯데월드 문건’을 직접 필사해 내용을 폭로해 이슈가 됐다.
이 의원과 방송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건립은 롯데의 20년 묵은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근처에 대통령 전용 공항이자 공군 기지로 사용되는 서울공항이 있어 안보상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당시 공군 참모총장이던 김은기 전 공군 대장도 제2롯데월드타워 건립에 반대하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김 전 총장은 123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가 들어설 경우 서울공항의 공군 비행기와 충돌할 위험이 있고 높은 곳에서 공항 내부 시설이 들여다보여 안보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을 수없이 해왔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 건립은 이 전 대통령의 국책사업과도 같은 존재였다.
방송에서 공개된 청와대가 나서서 롯데에 제2롯데월드 건립을 ‘세일즈’하는 듯한 뉘앙스의 문건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김 전 총장은 옷을 벗어야 했다.
김 전 총장이 공군 참모총장으로 임명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의 일이었다.
당시 참모총장 교체를 두고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이뤄진 필요한 인사였다는 평과 함께 김 전 총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밉보여 쫓겨나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했다.
김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제2롯데월드 건립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이 건물은 현재 자산가치 약 9조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이 의원은 “롯데가 2015년 5개월 동안 영업정지를 당했음에도 누적 방문객 1억 명,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며 “롯데는 천문학적인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