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 수 100만(10일 기준)을 넘어서며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음식들의 레시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의 이야기는 혜원(김태리 분)이 도시 생활에 지쳐 시골 고향집으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혜원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농작물로 제철 음식을 만들며 사계절을 보낸다. 혜원은 몇 번의 손놀림만에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데, 음식들이 모두 맛깔스러워 보일 뿐 아니라 만들기도 쉬워 보인다.
이에 실제로 많은 이들이 블로그나 SNS 등에 혜원의 레시피대로 만든 음식 사진들을 올리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총 16가지이다. 겨우내 눈 속에 파묻혀 있던 배추를 뽑아 만든 배추된장국, 밀가루를 치대서 쫄깃하게 반죽한 수제비, 찹쌀을 곱게 갈고 팥고물을 얹어서 쪄낸 떡케이크까지 다양하게 있다.
이밖에도 혜원은 양배추 샌드위치, 떡볶이, 오이 콩국수, 밤 조림, 쌈밥 도시락, 양파 통구이, 감자 빵, 아카시아 꽃 튀김 등을 만든다.
혜원은 이렇듯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내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혜원의 밥상에는 고기가 없다.
이 영화의 원작인 같은 이름의 일본판도 주인공이 직접 기른 농작물로 음식을 해먹지만, 고기 요리가 종종 등장한다.
집청둥오리를 잡아 뜨거운 물에 넣어 끓인 뒤 털을 벗겨 요리를 하는 등 고기 요리를 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나온다.
그러나 임순례 감독은 영화 속에 고기 요리를 넣지 않았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의 대표인 임 감독은 생선이나 해물 정도만 먹는 채식주의자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메뉴 중에 사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제 성향이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기 메뉴를 넣으면 영화를 찍으면서 고기를 다뤄야 된다”면서 “영화에서 고기를 먹으면 관객들도 고기가 먹고 싶어지고 그만큼 고기 소비가 늘어나게 될 것을 염려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임 감독은 영화 속에 아예 고기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혜원의 고모가 혜원에게 차려준 밥상을 잘 보면 불고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임 감독의 세심하고 자연 친화적인 성향은 촬영 현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혜원이 친구의 몸에 붙은 애벌레를 떼어낸 후 2층 난간 아래로 던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1층 바닥에 모포를 깔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벌레들이 받을 충격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또 극중 혜원의 곁을 지키는 오구는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입양되었던 진돗개를 섭외했다.
이에 더해 오구의 아역을 맡은 강아지도 전국의 유기견 보호소를 돌아다니며 최대한 오구와 닮은 강아지를 찾아 캐스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