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때문에 끙끙 앓던 아내는 생각지도 못한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감동을 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며느리 A씨가 시댁 식구들을 보면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연을 올렸다.
부유한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온 A씨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평범한 가정의 B씨와 결혼했다.
암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며 사는 B씨의 조건에 집안의 반대가 심했지만 A씨는 그의 좋은 인성에 반해 B씨 하나만 보고 결혼을 결심했다.
사연을 올린 A씨는 “남편은 아이를 낳은 뒤에도 변함없이 좋은 인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본인의 취미나 모임만 생각해 점차 가정에 소홀해졌다”고 남편 B씨에 대해 언급했다.
두 사람은 결혼 전 연애 때도 다툼 한 번 없이 잘 지내왔는데 결혼 후 이런 남편 B씨 때문에 점점 다투는 횟수가 늘어갔다.
늘어가던 다툼에 힘든 나날을 보내던 A씨에게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남편 B씨에게 중요한 일을 부탁했는데 알겠다고 답하고는 돌연 ‘스키장에 가야 한다’며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다고 통보한 것이다.
A씨는 자신의 부탁보다 스키장이 먼저인 남편에게 서운하고 화도 많이 났지만 당일 시어머니와의 약속이 있어 할 수 없이 화를 누르며 A씨는 남편과 시댁으로 향했다.
평소 집안일에는 일체 손도 못 대게 하는 시어머니 덕분에 소파에 앉아있던 A씨는 남편 B씨와 2차전을 시작했다.
투닥거리며 말을 이어가던 중 순간 두 사람은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그러던 그때 시어머니가 바가지를 들고 뛰어오더니 아들인 B씨에게 무언가를 힘껏 집어 던졌다.
시어머니가 B씨의 얼굴에 던진 그 무언가는 바로 ‘겉절이’였다.
김치 싸대기를 맞은 B씨에게 시어머니는 “듣다 듣다 이놈 자식이 내 말 어디로 들었냐”며 크게 화를 냈다.
이어 시어머니는 “결혼할 때 반대한다고 죽을 것처럼 굴던 놈 어디 갔냐”며 “그렇게 할거면 이혼해라”고 더욱 언성을 높였다.
또 곧이어 “어디 남의 집 귀한 딸 안 준다던 거 데려다가 그 따위로 행동하냐”며 “네 동생, 네 딸이 너 같은 놈 만나면 좋겠네”라며 B씨를 꾸짖었다.
잠깐의 언성 높임으로 시어머니가 이렇게 불같이 화를 냈던 것은 아니었다.
몇 달 전 주말, B씨는 모임에 나가고 A씨 혼자 집을 지키던 중 시누이가 집에 놀러 왔다.
막내딸로 자라온 A씨는 시누이를 평소 친동생처럼 대했고 시누이 역시 A씨를 친언니처럼 살갑게 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집에서 안주를 시켜서 시누이와 수다를 한창 떨다 보니 어느덧 밤 10시가 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남편 B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자 시누이는 “요즘 SNS 봐도 언니랑 조카뿐”이라며 “오빠(B씨)가 주말이면 맨날 이렇게 혼자 나가서 노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아니라고 둘러대며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시누이가 계속 물어와 결국 그동안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됐다.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다 보니 펑펑 눈물이 났고 얘기를 듣던 시누이도 함께 울며 A씨를 위로해주었다.
그렇게 시누이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 시어머니는 틈틈이 아들인 B씨에게 전화를 걸어 타이르고 또 타일렀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중 며느리와 아들의 싸움을 목격하자 폭발해 급기야 아들을 향해 ‘겉절이’를 던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화해한 A씨와 B씨는 시어머니에게도 사과하기 위해 다시 시댁을 찾았다.
아들 부부가 다시 찾아온 그날에도 시어머니는 아들을 향해 “한 번 더 그러면 사돈에게 다 말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결혼 반대하는 거 속상해도 너 믿고 ‘나중에 우리 아들 알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며 참고 설득했는데 어떻게 네가 그러냐”고 아들을 타일렀다.
또 시어머니는 “너만 사람이고 너만 놀고 싶겠느냐. 당연한 건 없다”며 “네 딸이 만났으면 하는 신랑감처럼 행동해라”고 충고했다.
A씨는 사연을 마무리하며 “어머니의 김치 싸대기 덕분에 남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6년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약 8천 쌍의 부부가 고부갈등 및 가족 내 갈등으로 이혼을 할 만큼 현재까지도 고부 간의 갈등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오고 있다.
하지만 사연 속 A씨의 경우는 이런 경우와는 전혀 다르게 시댁의 도움으로 남편과의 갈등이 오히려 해결되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벗어난 사연 속 시어머니의 행보에 많은 누리꾼들의 마음도 따뜻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