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 딸은 트렌스젠더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지난 2015년 EBS ‘리얼극장’을 통해 전해진 트렌스젠더 정인혜 씨와 아버지 정종오 씨의 이야기였다.
“자신이 남자인 것이 어렸을 때부터 계속 싫었다”는 정인혜 씨는 2012년 tvN ‘렛미인’을 통해 성전환 수술을 감행했다.
아버지 정종오 씨는 더 이상 남자로 살면 죽을 것 같다는 정인혜 씨의 고백에 ‘자식을 지키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성전환 수술에 동의했다.
그러나 21년을 남자로 살다 여자가 된 인혜씨와 한순간에 아들을 잃고 딸을 얻은 종오씨에게 현실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여자가 된 인혜씨는 남자일 때보다 움츠러들어 대학마저 휴학했고, 이 모습에 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짐을 느꼈다.
정종오 씨는 딸에 대한 원망과 수술을 말리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 아들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오랫 동안 시달렸다.
인혜 씨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여자로서의 낯선 삶에 적응하는 것도, 트랜스젠더를 향한 사회의 날카로운 시선도 모두 다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또한 자신과의 외출마저 꺼리는 아버지 때문에 더욱 더 자신감을 잃어갔다.
두 사람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인혜 씨의 수술 후 처음으로 여행에 나섰다.
여행길 내내 아버지는 트랜스젠더로 사는 삶이 쉽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고, 딸은 이제는 자신을 딸로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다.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쏟아내던 두 부녀는 목적지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다.
인혜 씨를 업고 묵묵히 길을 걷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해당 방송은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