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서서 소변을 본다’ 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이제 그 통념을 부술 때가 되었다.
일본 남성의 44%가 집에서 소변을 볼 때 좌변기에 앉아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화장실연구소는 지난 10월 20~69세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자기 집에서 소변을 볼 때 “앉아서 본다”고 응답한 사람이 44%였다.
또한 앉아서 소변을 보는 사람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생활용품 메이커 라이온도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남편의 화장실 이용법을 조사했다.
이 때 앉아서 본다는 비율이 2008년 27%에서 2014년 3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 연구소의 지난 10월 조사 결과는 이보다도 더 높아진 44%로 그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도쿄도(東京都) 히가시쿠루메(東久留米)시에 사는 42세 남성은 앉아서 소변을 본 지 3년째다.
결혼한 후 아내로부터 “화장실이 지저분해 지니 앉아서 보라”는 잔소리를 받았지만 내키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뿌리깊은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형에게 물어보니 형은 ‘난 앉아서 본다’고 답했다.
그 때 고정관념은 깨졌고, 그날부터 앉아서 볼 일을 보기 시작했다.
회사 임원으로 일 하는 그는 아사히 신문에 “처음에는 귀찮았지만 이제 익숙해졌다”면서 “화장실을 깨끗이 하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는 집에서 서서 소변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들의 ‘소변 습관’은 왜 이렇게 변했을까.
라이온사가 2015년 앉아서 볼일을 보는 남성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약 80%가 “화장실이 지저분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앉는 게 편해서”라는 대답은 30%에 불과했다.
즉, 청결을 위해 이런 습관이 확산된 것이다.
변기 메이커 토토는 “온수 세정 기능을 갖춘 좌변기가 보급되면서 화장실에서 편안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화장실을 단순히 용변을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라 일종의 거실로 인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깨끗하게 유지하려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러나 몸에 밴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청결을 유지하면서 소변은 서서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도 나왔다.
파나소닉은 2014년 소변이 변기 밖으로 튀는 것을 방지하는 ‘아리우노’변기를 출시했다.
거품이 나와 수면을 덮어 오줌이 튀는 것을 줄이는 것이다.
한편 실제로 서서 소변을 보면 오줌이 많이 튀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온사가 2005년 하루 7번 소변을 본다는 가정 하에 실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하루 약 2,300방울이 변기 주변에 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튄 방울은 세균에 의해 분해돼 암모니아 냄새, 즉 ‘찌린내’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