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우환 작가의 야외 전시 조각품이 관람객들의 무분별한 낙서로 훼손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26일 야외 전시장인 ‘이우환 공간’에 설치된 조각이 낙서와 발자국으로 얼룩진 사실을 뒤늦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은 지난 1월 말 낙서를 발견해 작품을 긴급복원했다.
훼손된 작품은 이우환 작가의 ‘관계항-길 모퉁이’로, 지난 2015년 작가의 전용 전시장인 ‘이우환 공간’ 개관을 기념해 미술관 측이 구입한 조각품 4점 중 하나였다.
미술관 측은 당시 작품가격이 7억원이었으며, 현재 가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해당 작품은 붉은색으로 높이 2m70㎝, 폭 3m, 두께 4㎝ 가량의 크기를 자랑하며 자연석과 철판으로 만들어졌다.
논란이 된 낙서는 이 붉은 철판에 날카로운 물체로 긁어 새기면서 만들어졌다.
새겨진 낙서의 내용은 ‘WANNA ONE’ ‘강다니엘’ ‘이대휘’ 등 아이돌 이름과 하트 모양이었다.
낙서 아래쪽에는 흙 묻은 신발 자국도 보였다. 작품이 있는 전시장은 야외공원과 같은 곳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낙서를 막을 수 없었다.
김선희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예술품과 작가에 대한 일부 시민의 인식이 부족한 탓에 발생한 사태”라고 말했다.
미술관 측은 최근 낙서를 지우고 작품을 복원했으며, 26일에는 야외 정원 바닥에 ‘방범카메라 작동 중, 눈으로만 봐달라’는 안내문을 만들어 붙였다.
한편에서는 미술관 측의 작품 관리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 작가의 유일한 전시장으로 홍보하면서도 공간 관리는 방범 카메라와 작은 안내문 뿐이라는 것이다.
사건을 조사 중인 해운대경찰서는 “작품 주변의 방범카메라를 통해 용의자를 확인 중”이라며 “화질이 나빠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