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 차량에 ‘주차 단속 스티커’를 붙였다가 폭행과 해고를 당한 경비원의 이야기가 전해져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있다.
지난 9일 방송된 EBS ‘다큐 시선’에서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비정규직 경비원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명 대기업을 다니다 정년 퇴직한 성만욱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58세의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퇴직 이후 대학교 경비부터 막노동, 주방보조 설거지까지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해오고 있다.
최근 성 씨는 한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다가 관리소장과 주민에게 인격모독을 당하고 해고까지 통보받은 사연을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경비원에 대한 인식이 최하 수준”이라며 “용역회사 업체도 주민들에게 무조건 굽신거리고 마찰을 일으키면 무조건 해고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당했던 모욕적인 사건을 떠올렸다.
당시 관리소의 지시에 따라 성 씨는 아파트 주차 구역 외 주차한 차량을 단속하고 있었다.
주차 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된 차량을 발견한 성 씨는 지침대로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였다.
그때 30대 초반의 주민이 “내가 새로 산 고급차인데 왜 당신 마음대로 스티커 붙이냐”며 “당신 경찰이야? 딱 보니까 경비원이고만”이라며 크게 화를 냈다.
해당 주민은 “경비원이 무슨 권리로 아파트 주민 차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느냐”며 따졌다.
당황한 성 씨는 “관리소 지시에 따라 단속 중이었다”고 말했지만 아파트 주민은 “관리소 지시가 무슨 상관이냐”며 “당신 내가 월급 줘”라고 소리치며 손지검까지 했다.
큰 소리가 이어지자 관리소장이 달려왔고 성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며 모욕감을 줬다.
성 씨는 “무릎을 안 꿇을까 하다가 결국 꿇었다”며 허탈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관리소장은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성 씨를 해고하는 등 보복 행위를 일삼았다.
또 다른 아파트의 경비원은 제대로 된 화장실 조차 없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4개 동 근무자가 한 화장실에서 볼일을 해결하며 수도 시설도 미비해 물을 뿌려 뒷처리를 해야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샤워시설이 없어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려도 다음날 집에 가서야 샤워를 할 수 있었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을 빌미삼아 경비원을 해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 해마다 신고되는 아파트 경비원 폭행과 폭언 건수가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한 경비원이 주민들의 비인격적인 대우에 시달리다 분신했고, 끝내 숨지는 끔찍한 사건까지 발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