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16일 예정돼 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되면서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1999년생’들의 ‘다사다난’한 학창시절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결정적인 시기마다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간 애들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천년을 한 해 앞두고 태어난 1999년생들은 약 61만4천여명이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0년에는 신종플루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국내 학교에서도 신종플루가 전염돼 확진 환자만 최대 4만9천500여명(2010년 11월 10일)에 달해 전국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수학여행 및 운동회 등 다양한 학교 행사가 전부 취소되고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못지않게 5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1999년생 가운데 꽤 다수는 첫 수학여행을 가보지 못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발간한 ‘신종플루 백서’에 따르면 1차례라도 휴교한 학교는 7천262곳으로 전체 초·중·고교의 39.9%이다.
1999년생들이 중학교 3학년이 된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또한 수학여행 등 학교의 축제 및 행사들이 전부 취소됐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또한 1학기 수학여행 전면 중단을 지시했고 학교·학부모의 위약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마련을 하기도 했다.
숨쉴 틈 없이, 그 이듬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유행하게 된다.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자 후 환자는 186명까지 급증, 36명이 사망했다.
온 나라가 공포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2천건 이상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러한 전염병과 대형 참사 등에도 1999년생들에 가장 와닿는 일은 이번의 ‘수능 연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24년 역사상 최초로 무예고로 연기되며 모든 대학의 입시 일정이 재조정될 전망이다.
2010년 신종플루 확산시에도 수능은 예정대로 진행됐는데도 말이다.
또한 1999년생들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들은 초교 6년 내내 사회수업에서 역사가 빠져있었다. 이유는 1∼5학년 때 6학년이 되면 역사를 배우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됐지만, 정작 역사를 배울 6학년이 되자 5학년에 역사과정이 있는 ‘2007 개정교육과정’ 시행이 됐기 때문이다.
1999년생들은 7차 교육과정, 2007 개정교육과정, 2009 개정교육과정, 2011 개정교육과정 등 이루 나열하기도 힘든, 다수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고통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