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내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이 결국 철거 수순을 밟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찾아 기억공간 내부에 설치된 전시물 정리 작업을 추진했다.
다만 반발하는 유가족들과의 대치 끝에 내부 물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철수했지만 예정대로 오는 26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이 당초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한 시설이었고 새 광화문광장이 지상에 구조물이 없는 보행 광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에 따르면 기억공간 조성 당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일정에 따라 2019년 12월까지만 운영하기로 유가족과 합의한 바 있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유가족과 협의해 철거 일정이 미뤄졌지만 재구조화 사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철거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억공간 철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4.16 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국민연대(4.16 연대) 등은 “박원순 전 시장과 약속했던 것은 기억공간 철거가 아니라 공사 후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운영할지 계속 논의하자는 것이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곳에 어떠한 형태로 설치할지 등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의논을 해왔다”고 말했다.
결국 유족과 기억공간을 남기고자 하는 시민들은 이곳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정군의 아버지인 정성욱 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끝난 뒤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을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한 뒤 2024년 5월 경기 안산시 화랑공원에 완성되는 추모시설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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