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다소 다른 외모 때문에 놀림을 당할까 걱정이 된 엄마는 매일 아침 딸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손질했다.
하지만 예쁜 머리를 한 딸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은 엄마의 기대와 180도 달랐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스트 미들랜드 더비 지역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멜리사 부스(Melissa Booth, 5)의 사연을 소개했다.
선천성 소두증을 앓고 있는 멜리사는 청각 기능이 낮고, 언어 능력도 또래 친구들보다 서투르다.
엄마 사만다 플레밍(Samantha Fleming, 34)은 딸이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길 바라며 아침마다 멜리사의 머리를 예쁘게 땋아주었다.
하지만 예쁘게 땋은 머리로 학교에 간 딸은 엄마의 기대와 달리 충격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멜리사는 왕따를 당하고 있었고, 친구들은 예쁘게 땋아진 멜리사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싹둑 잘라 놓은 것이다.
멜리사의 머리카락을 보고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사만다는 당장 학교로 향했다.
사실은 멜리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9월 학교에 입학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벌써 6번이 넘도록 친구들에게 머리카락을 잘리는 괴롭힘을 당해왔다.
사만다는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학교 측에 딸을 주의 깊게 지켜봐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같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됐다.
멜리사는 건강 문제 때문에 머리카락이 힘이 없고 자라는 속도도 현저히 더디다.
그렇게 길러온 머리카락이 잘려진 상태로 집에 돌아올 때면 사만다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꾹 참으며 머리카락을 다듬어줘야 했다.
학교 측에 아이들이 가위를 가지고 노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고 수 차례 의견을 냈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가위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되돌아올 뿐이었다.
하지만 사만다가 최근 SNS 등을 통해 딸의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학교 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사만다는 교장 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의 가위 사용”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제기했고, 왕따 문제도 신속히 해결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 협조를 통해 아이들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 순위로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며 해당 사건과 사만다의 문제제기에 대한 성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