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 등 연쇄 살인과 범죄를 저질러온 이춘재와 관련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재판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앞서 7월에 경찰은 이춘재가 살인 14건, 성폭행 9건을 저질렀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춘재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뚜렷하다고 분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진범 논란’을 빚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형사가 법정에 증인섰다.
이 형사는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윤모(53)씨에게 법정에서 사과했다.
해당 형사는 31년 전 윤씨를 불법 체포해 무려 사흘간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했다.
그리고 윤씨의 진술을 듣지 않고 기존의 수사보고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와는 동떨어진 내용의 조서를 작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에서는 이 사건 재심 4차 공판이 열렸다.
이춘재 8차 사건 담당 형사였던 심모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 “윤씨에게 죄송하다. 저로 인해서 이렇게 된 점에 대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해 충격을 전했다.
이 사과는 1989년 7월 심씨가 용의 선상에 오른 윤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데려와 잠을 재우지 않고 4일 내내 조사한 끝에 자백을 받아 구속시킨 지 31년 만이다.
윤씨의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윤씨는 소아마비 장애로 인해 제대로 걷지도 못한 점을 말하며 “이 때문에 현장검증 당시 담을 넘어 피해자의 집으로 침입하는 등의 중요 행위를 재연하지 못했는데, 심씨를 포함한 수사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윤씨의 자술서를 보면 맞춤법, 문장도 맞지 않는다고 하며 한글 능력이 떨어지는 윤씨에게 조서를 보여주고 서명 날인을 받았ㄷ다고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함께 주장했다.
형사 심씨는 “당시에는 과학적 증거(현장 체모에 대한 방사성동위원소 감정 결과)가 있어서 윤씨를 범인이라고 100% 확신했다”고 스스로 변론했다.
또한 자백을 받기 위해 잠을 재우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 서도 “같은 조였던 최모 형사(사망)가 사건 송치 후에야 ‘조사 당시 윤씨를 때렸다’고 말했었는데, 큰 사건을 해결했다는 공명심을 바라고 그랬던 거 같다”고 사망한 최씨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증언을 했다.
※저작권자 VONVON/ 무단복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반 시 법적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