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난이 그 어느때보다도 극심한 요즘, 한 남성이 받은 취업 축하 메시지가 온라인 상에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할아버지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고 울 뻔 했다’는 27세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어릴 적부터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던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남성은 얼마 전 중소기업 디자인팀에 취업을 성공했다.
전문대를 나와 비교적 일찍 취업할 수 있었지만, 취업 전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그는 ‘쓰리잡’을 뛰어가며 세계 여행을 다녔다.
그렇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에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어 여행을 다니는 손자를 걱정했다.
여러 고생 끝에 얻은 직장이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그의 취업 소식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그는 큰 포부를 안고 회사에 입사했지만, 부푼 기대는 3주만에 꺾였다.
입사한 기업도, 동료들도 좋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를 이어나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가지고 있던 꿈과도 거리가 먼 직장이었다.
결국 그는 일을 그만두고 한동안 공허함에 빠졌다.
죄책감에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뵙지도 못했다.
종종 할머니가 안부를 물어오면 “회사 잘 다니고 있다”며 거짓말을 했다.
차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직장을 그만뒀다고 고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최근 글쓴이는 예전부터 꿈꿔오던 한 여행사에서 ‘최종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지방에 살고 있는 그로서는 회사가 위치한 서울에 집을 구하기엔 막막함이 앞섰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 집값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또한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이전 직장을 그만뒀다고 알렸다.
“할머니, 나 사실 일 예전에 관뒀어요. 근데 서울에 있는 더 좋은 데 들어갔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숨겨서 죄송해요.”
그의 고백에도 돌아오는 것은 핀잔이 아닌 걱정이었다. “서울이면 집은 어떻게 하냐”는 할머니의 물음에 글쓴이는 걱정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마치자 할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이를 본 글쓴이는 눈시울이 붉어질 수 밖에 없었다.
팔순을 넘긴 할아버지가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입력한 메시지에는 손자에 대한 사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글쓴이는 “자식들도 모자라 팔십 넘어서까지 손자 키우느라 고생해놓고 뭐가 그렇게 미안한지.. 오히려 내가 너무 미안하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다행히 주위의 도움으로 집을 구한 글쓴이는 다시 일어날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하며 글을 마쳤다.
누리꾼들은 이 사연을 접하고 “너무 존경스러운 조부모님, 항상 건강하세요.”, “열심히 살아서 꼭 효도해 파이팅”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취업의 문이 바늘 구멍보다도 더 좁은 요즘.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회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
‘퇴준생(퇴사준비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이다.
그저 평범하게만 살았으면 했을 뿐인데, 그 평범한 삶을 바라는 것 조차 사치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항상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쉽게 포기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