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보물’ 자격 얻은 ‘옛 태극기’ 이야기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대표적인 사물인 태극기가 ‘보물’이 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문화재청이 △데니 태극기(국가등록문화재 제382호) △김구 서명문 태극기(제388호) △서울 진관사 태극기(제458호) 등 3건의 국가등록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하면서다.
구한말·일제강점기 항일독립에 쓰였던 옛 태극기들로, 태극기가 보물의 자격을 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옛태극기가 가진 역사적·학술적 의미가 남다르단 평가이며,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태극기엔 어떤 역사가 담겨 있을까.
미국에서 건너온 ‘데니 태극기’
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국기를 처음 만들어 사용한 시기는 1882년이다.
미국과의 수교 과정에서 국기 교환을 위해 만들었거나 박영효가 임오군란 수습을 위해 일본으로 가는 배 안에서 제작한 것이 최초의 태극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89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데니 태극기는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란 평가다.
초창기 국기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셈이다.
태극기에 쓰인 김구의 독립의지
‘김구 서명문 태극기’는 1941년 당시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가 독립의지를 담은 글귀를 적어 벨기에 출신 매우사(본명 샤를 메우스) 신부에게 준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 후손들이 보관하다가 1985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절에서 발견된 항일 태극기
2009년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 부속건물인 칠성각을 해체·복원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시기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태극기 자체도 불에 타 손상되고 구멍이 난 흔적이 있어 만세운동 당시 현장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려 항일운동 상징성이 큰 데다, 태극과 4괘를 우주 만물의 기본 요소를 의미하는 기존 견해와 달리 ‘자유와 평등’의 근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측은 “이번 태극기 보물 지정 예고를 계기로 국가등록문화재의 가치를 적극 재평가해 국가지정문화재 제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항일독립유산 등 다양한 근현대 문화유산을 발굴해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point 235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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