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에 위치한 나우루 섬에 있는 공화국은 면적 21㎢로 서울 용산구 크기 정도이다.
이 섬은 구아노(동물의 똥)으로 이루어진 섬인데, 그 똥이 세월이 지나면서 인광석이라는 자원이 되었다.
나우루 공화국은 이를 팔아서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가는 부자나라가 되었다.
당시 미국이나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인 것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우루 섬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1798년에 발견되기 전까지 그저 오세아니아의 여느 섬과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
유럽인들이 이 섬을 지나쳤으나 후에 엄청난 자원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우루 섬은 시련을 겪는다.
2차 세계대전이 이후 나우루는 호주에 귀속됐고, 1951년 지방 정부 회의가 나우루에 설립되면서 섬에 일부 자치행정이 부여됐다.
그 후 1968년에는 영연방과 합의하며 독립이 됐으며, 앞서 묘사했던 본격적인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나우루는 인광석으로 막대한 돈을 벌게 되는데, 나우루 공화국은 이를 국민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한다.
당시 인구가 13,000명 정도였기에 이 정책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국민들은 큰 부를 얻었다.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피지나 하와이, 싱가포르로 매일 같이 쇼핑을 하러 나갔으며, 람보르긴, 포르쉐 같은 고가의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
당시 부자들만 가질 수 있던 컴퓨터나 게임기도 나우루에선 흔했고, 세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세금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택, 학비, 유학, 병원 모두 국가에서 공짜로 제공했으며 전 국민에게 매년 생활비로 1억씩 지급했다.
말그대로 지상낙원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나라에서 나오는 풍족한 돈으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며 살았는데 그 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1990년 인광석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채굴량이 급격히 저하한 후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고기잡이 등으로 국민들을 일하게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이미 부유한 삶에 적응한 탓 고기잡이 같은 생활문화는 없어진 후였다.
게다가 농사지을 땅은 인광석 채굴로 없어지고, 낚시하는 법도, 농사짓는 법도, 심지어 빨래나 요리같은 것도 잊어버려 새로 배워야 될 정도였다.
결국 나우루 공화국은 수배 중인 마피아와 테러리스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주고, 돈세탁을 해주며 돈을 받아 불법의 온상지로 낙인찍힌다.
결국 그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미국의 분노를 산 911테러 이후,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알려진 나우루 공화국을 완전히 고립시키기로 한다.
수출 판로가 막혀버린 나우루 공화국은 1980년대 2만 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이 250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나우루공화국의 비참한 현실은 녹슬어 쌓여있는 고가의 물건들과 고가의 외제차, 기름을 수입할 돈이 없어 고물로 전락한 주유소 등이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나우루 공화국은 존재 자체를 위협받기 시작했다. 무리하게 땅을 파헤쳐 섬의 고도가 낮아진 것이다.
때문에 지구온난화 등으로 수면이 높아질 경우 통째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해있다.
덧붙여 나우루 공화국은 미의 기준이 뚱뚱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남자의 97%, 여자의 93%가 비만 혹은 과체중이다.
국민들은 각종 성인병에 노출된 상태이며 당뇨병만 해도 국민의 40% 이상이 2형 당뇨병에 걸려있는, 건강문제도 심각한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