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 속 며느리의 일상을 다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향한 반응이 뜨겁다.

며느리에게 불합리한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현실에 공감하는 한편, 출연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배우 민지영,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두 딸을 키우며 개인 사업과 시부모님 식당을 운영하는 워킹맘 김다빈이 출연했다.

모두 며느리라는 타이틀을 지녔지만 각기 다른 며느리와 시집살이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 중, 임신 8개월의 만삭인 상태로 시댁을 찾은 박세미의 명절은 ‘현실’ 그 자체였다.

박세미는 공연 스케줄이 있어 늦는 남편을 두고 홀로 시댁을 찾았다.

혼자 산더미 같은 짐과 어린 아들을 챙겨가며 어렵사리 도착했지만, 시댁에서의 하루는 더 힘들었다.

그는 만삭의 몸으로 아이도 돌보고, 부엌일도 도맡았다.

시어머니는 “시집살이야 시집오면 그러려니 해야지”, “우리 집안에 시집 왔으니 풍습대로 해야지”, “셋째는 언제 가지냐”등의 말로 박세미를 불편하게 했다.

밤이 찾아왔고 박세미는 첫째를 재우려 노력했지만 주위가 시끄러운 탓에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박세미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의지할 사람이 없어 힘들다. 가족들이 떠드는 소리에 제대로 재우지 못했다. 친정 식구들은 숨도 안 쉰다. 친정에 가면 자신을 위해 첫째를 모두 케어해준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뒤늦게 도착한 김재욱은 상황을 잘 조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편한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박세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안타까워하며 김재욱을 비롯한 시댁에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시청자들은 “부인 좀 챙겨라”, “내가 아내였으면 밥상 엎고 이혼했을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정성후 PD는 인터뷰를 통해 “출연진 개개인의 문제를 부각하기보다 며느리란 존재를 둘러싼 불합리한 관행을 꼬집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물림되는 불공평한 현실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차원의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기회가 별로 없다. 시어머니가 ‘악의’를 가지고 배부른 며느리를 괴롭힌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습관인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당연시한 것들을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시댁 개별 문제가 아니라 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결국 사회 전체 의식이 바뀌어야 온 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스튜디오 테이크원의 박지아 본부장 또한 “특별히 악의 있는 가정이 아니다. 모두 평범한 가정인데, 객관적으로 보면 사회의식 구조가 시댁에 희생해야 하고, 며느리는 서열상 아래에 있다는 문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