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에 백혈병으로 6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한 청년이 15년이 지난 지금, 빈민촌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어 누리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부모 없는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준 심효보 안드레아 수사(36)의 사연이 소개됐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도시 타기그는 판자촌으로 뒤엉킨 빈민가 중 하나다. 심효보 안드레아 수사는 7살부터 18살에 이르는 사내아이들과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15년 전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는 군입대를 앞두고 한창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자유를 느낄새도 잠시 그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의사는 그에게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심 수사는 함께 병실에 있던 많은 이들을 먼저 떠나보냈다.
그중에는 200억 자산가도 있었다. 살 날이 2개월 남았다던 이 자산가는 할 수 있다면 전 재산과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심 수사는 삶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는 매일 일기에 ‘살려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삶이 주어진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쓰고 싶다고 기도했다.
만약 다른 사람을 위해 살다가 두번째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땐 후회하지 않고 눈감을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기적처럼 심 수사는 두번째 삶을 얻었다.
그 길로 평범했던 대학생 심효보는 수도생활에 들어갔고 지금은 ‘안드레아’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심 수사는 벌써 5년째 필리핀에서 빈민촌 아이들을 돌보며 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한부 인생이 결국 자신을 살렸다고 생각하는 그는 오늘도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하는 누군가를 위해 하루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