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길잃은 할머니가 아들들을 위해 걸리지도 않은 치매를 앓은 척했던 사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차갑게 버린 자식들을 끝까지 보호한 한 할머니의 사연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E채널 ‘용감한 기자들’에서 등장한 ‘할머니의 슬픈 모성애’ 이야기였다.
사연에 따르면 어느 추운 겨울날 한 청년은 길을 잃은 치매 할머니 A씨를 발견했다고 한다.
마음씨 착한 이 청년은 A씨를 모시고 근처 파출소로 데려갔는데, A씨는 신분증도 없었고 자신의 이름, 주소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노인 보호 시설로 옮겨진 A씨는 잠꼬대 중 자신의 집 주소를 말하게 되었다.
이를 들은 사회복지사는 주소에 해당되는 집을 찾아갔는데, 집주인에게 A씨 사진을 보여주게 됐다.
집주인은 A씨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 바로 A씨가 6년 전 실종된 자신의 어머니였기 때문이었다.
기적처럼 어머니와 다시 만나게 된 다섯 아들들, 감동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실종 사건은 며칠 뒤 한 보험사 직원에 의해 충격적인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보험사 직원은 다섯 아들이 어머니 A씨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홀로 남은 A씨를 모시기 싫었던 다섯 아들은 실종 계획 전 어머니 앞으로 ‘사망 보험’까지 추가로 가입하게 됐다.
5년 후, 실종자였던 A씨는 사망자 처리됐고 다섯 아들은 5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나눠 가졌다고 한다.
갑자기 A씨가 살아 돌아오자 아들들은 “어머니가 길을 잃으신 것”이라며 보험사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보험사 직원은 실종 당시 배포한 전단지 사진이 A씨의 10년 전 사진이라는 것을 포착했는데, 아들들은 A씨를 찾을 생각이 없었고 단지 찾는 시늉만 했을 뿐인 것이었다.
반전은 또 있었는데, 이제껏 치매인 줄 알았던 A씨가 치매가 아니었던 것이다.
A씨는 처음부터 아들들의 보험 사기 계획을 알고 있었지만 A씨는 사는 것도 빠듯한 아들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기 싫어 애써 모른 채 다섯 아들을 따라나서게 됐다.
자신을 매정하게 두고 떠나는 아들들의 뒷모습을 끝으로 A씨는 무려 6년간 치매 에 걸린 척 떠돌아다니게 되어버렸다.
A씨는 사건의 전말이 모두 드러나고 나서도 끝까지 아들 편에 서서, 다섯 아들이 보험사기로 처벌받게 되자 A씨는 “우리 아들은 잘못 없다. 내가 치매라서 길을 잃었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만약 거리에서 청년이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심한 저체온증으로 A씨는 죽었을수도 있다.
겪는 환자도 가족들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르는 질병 치매를 이용해 자신의 어머니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버리고, 그걸 알면서도 자신이 모든 걸 안고 가려는 A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게 됐다.
한편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부양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부모를 버리는 ‘현대판 고려장’을 행하는 자식들의 사연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올해 초 빚더미에 허덕이자 혼자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90대 치매 노모를 홀로 남겨놓고 집값 2억 8천만원을 챙긴 아들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고령화 사회에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 윤리를 져버린 ‘현대판 고려장’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