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동계 스포츠는 단연 ‘쇼트트랙’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 27개 중 22개를 쇼트트랙에서 획득했다.
엄청난 지구력과 순발력으로 전 세계 쇼트트랙을 휩쓸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팀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역시 따라잡을 수 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그만큼 한국 쇼트트랙을 향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쇼트트랙 선수라면 누구나 착용한다는 이른바 ‘개구리 장갑’이 한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임효준이 우리나라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개인의 큰 성취임은 물론, 쇼트트랙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쇼트트랙 종목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더불어 독자적인 한국의 기술 덕분이라고 한다.
쇼트트랙에는 휘어진 스케이트 날, ‘ㄱ’자 유니폼 등 다양한 첨단 스포츠 과학이 녹아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승리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선수들이 왼손에 착용하는 ‘개구리 장갑’이다.
손가락 끝에 본드를 붙인 ‘개구리 장갑’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처음 끼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후 우리나라 국가대표 김기훈 선수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이 장갑을 끼고 1000m, 5000m 계주 금메달을 따면서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쇼트트랙은 총 111.12m의 구간 중 53.41m가 곡선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코너링에서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곡선 구간을 질주하는 선수들은 곡선의 중심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을 이겨내기 위해 왼손으로 빙판을 짚고 몸을 안쪽으로 기울여 달린다.
빙판에 손을 짚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마찰로 속도가 줄어들게 되지만 선수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구리 장갑’은 속도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제작됐다.
접착제의 일종인 에폭시를 장갑 손가락 부위에 발라 발생하는 마찰력을 크게 감소시켜 매끄러운 코너링을 돕게 된다.
이러한 개구리 장갑의 비밀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외국 쇼트트랙 선수들까지도 개구리 장갑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이 처음 개구리 장갑을 착용했을 때만 해도 주문제작이었으나 이제는 쇼트트랙 전문 제품으로 대량 생산 후 유통되고 있다.
한편 개구리 장갑뿐 아니라 쇼트트랙 결승선에서 매번 진풍경이 벌어지는 ‘날 밀어넣기’ 기술 경쟁도 한국 선수들이 가장 먼저 시도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전이경이 오른발을 내밀어 우승한 것이 최초로, 이후 모든 선수들이 찬스만 되면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