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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덕은 비 오는 날이면 비명이 울려퍼지고 시체 썩는 냄새가 났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 Culzine(좌) '전설의 고향-쌍둥이자매비사'(우)


역사 사료가 증언하는 괴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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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에 위치한 ‘흔행이 고개’에 관한 이야기다.

충북 음성군 남천동 사거리에서 서쪽으로 가다 보면 ‘흔행이 고개’라고 불리는 작고 완만한 언덕이 나온다.

이 곳은 아주 오래 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의 비명이 들리고 시체가 썩는 듯한 악취가 난다는 것이다.

Culzine

정조 때에는 이 고개를 넘다가 뭔가에 홀려 실성하거나 다치고 죽는 사람들이 많아 출입을 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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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행이 고개’라는 이름도 흉한 행동이라는 뜻이 담긴 ‘흉행이 고개’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언덕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이곳은 선조 때 전염병에 걸려 시체들을 ‘더금뫼’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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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금뫼란 부정한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산에 버리는 행위를 말한다.

영화 ‘혈의 누’

세월이 흐르면서 더금뫼 풍습은 자연스럽게 없어졌지만, 그 뒤로도 이 언덕에서는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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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산적들이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죽이고 금품을 빼앗은 것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관아에서는 산적을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 군졸들을 보냈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체포할 수가 없었다.

‘전설의 고향’

전설에 따르면 산적들 모두가 미치거나 죽어있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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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흉흉한 소문이 돌던 흔행이 고개는 헌종 때 죄인들을 참형하는 장소가 됐다.

죄를 지어 장례를 치를 수 없었던 이들의 사체들이 하나둘 흔행이 고개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 때문인지 이 고개에서는 소복 입은 귀신이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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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꽃들의 전쟁’

특히 비가 내리면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악취가 심해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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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괴담이 있지만, 이렇게 사실적인 내력을 가진 장소도 드물지 않을까.

어쩌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금도 흔행이 고개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