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던 한 가장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돈을 빌려준 남성과 남성의 신뢰에 보답한 가장의 이야기에 누리꾼들의 마음도 훈훈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직까진 믿을 만한 세상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남성이 올린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아내가 집을 나가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어렵게 살고 있는 한 가장(이하 B씨)의 사연을 1월 초에 접하게 됐다.
자식이 있는 A씨는 같은 아버지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B씨에게 “아이들 데리고 맛있는 식사라도 하시라”며 작게나마 금전적으로 도움을 줬다.
그런 A씨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한 B씨는 이후에도 한파가 몰아친 날이면 ‘감기 조심하시라’며 장문의 안부 문자를 보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B씨의 다급한 도움 요청을 받게 됐다. 임대 아파트를 계약하던 중 문제가 생겼다며 돈을 빌려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1시간이 지난 뒤 B씨는 “죄송하다. 둘째 낮잠 재우면서 생각해봤는데 제가 지금 뭘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 못 본 걸로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해서 A씨에게 말은 했지만 도리에 맞지 않는 부탁을 한 것 같아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던 것이다.
이에 마음이 좋지 않았던 A씨는 당일 저녁 B씨에게 일이 잘 해결됐는지 안부를 물으며 얼만큼의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러자 B씨는 “계약이 앞당겨지는 바람에 80만원 정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처음에 A씨는 일면식도 없던 B씨가 조금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모르는 척 하는 것이 더 마음에 걸려서 B씨에게 금요일까지 돌려 달라며 80만원을 빌려줬다.
그리고 며칠 후 B씨가 임대주택 전세 계약서 사진 몇 장을 보내왔다. 이어 그는 “(A씨) 덕분에 계약하고 전입신고까지 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돈을 갚기로 한 금요일, B씨는 A씨의 계좌에 80만원을 입금했다.
A씨는 “이왕 도울 거 일찍 연락드릴 걸 하고 후회했다. 기분이 좋았다. B씨의 일이 모두 다 잘 해결된 것도, B씨가 약속을 지켜준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를 글로 쓰면 B씨에게 상처가 되거나 B씨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까 염려됐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글을 썼다”며 글의 마지막까지 B씨를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모르는 사람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민 A씨와 그 도움에 거듭 고마워하며 정직하게 보답한 B씨의 모습은 날로 각박해지는 우리 사회에 따스한 희망이 되고 있다.
A씨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복 받으실 거다”, “글 제목처럼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다” 등 훈훈한 글에 감동을 받았다며 그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