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이승훈이 끌어주고, 뒤에서는 김민석이 밀어주고, 최고의 팀웍을 보여준 ‘팀추월’ 남자대표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준준결승에서 1위 기록을 세우며 준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환상적인 호흡이 화제를 모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승훈(29·대한항공)-김민석(19·성남시청)-정재원(17·동북고)이 호흡을 맞추게 된 팀추월 남자대표팀.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준준결승에서 3분39초29의 기록으로 8개 출전팀 가운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세 명이 나란히 8바퀴를 도는 팀추월은 각 팀 출전 선수 가운데 결승선에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팀의 기록이 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세 명의 선수는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여야 하며, 만약 동료 선수가 레이스에서 뒤쳐질 경우 앞에서 끌어당기고 뒤에서 밀어줘야 하는 종목이다.
그런 장면이 이날 대표팀의 경기에서 나오게 돼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준준결승 2조에서 이탈리아(3분41초64)와 경기를 치른 대표팀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1500미터 동메달의 주인공’ 김민석이 맨 앞에서 팀을 이끌었고, ‘대표팀 맏형’ 이승훈과 ’17살 막내’ 정재원이 돌아가면서 선두에서 팀을 이끌게 됐다.
대표팀의 팀워크는 타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났다.
경기 내내 세 명의 선수는 똑같은 스피드, 똑같은 동작으로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여 감탄하게 했다.
또한 레이스 막판 정재원이 체력 저하로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자 뒤에 있던 김민석이 그의 엉덩이를 밀어주며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후배를 격려해,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했다.
이처럼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낸 대표팀은 3분39초2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8개 출전팀 가운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는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3분40초03)보다 0.74초 빠른 기록이다.
준준결승 1위를 기록한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4위 뉴질랜드(3분41초18)와 만나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된다.
뉴질랜드 또한 예선을 뚫고 올라왔고, 각 국가의 최고 선수들만 출전하는 올림픽의 특성상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대표팀의 결승 진출이 유력하다고는 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이 결승 진출을 한다면 상대는 높은 확률로 네덜란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부문에서 화려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실상부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으로, 19일까지 치뤄진 스피드스케이팅 9개 종목 결승에서 총 6개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네덜란드가 놓친 남자 1만m의 금메달의 주인공 테드 블로먼은 2014년 캐나다로 귀화한 네덜란드 출신 선수로, 한국이 정복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외의 ‘스피드스케이팅’은 사실상 네덜란드 출신이 거의 전 종목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표팀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이러한 세계 최강 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금메달로 가는 길목인 이번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준결승은 오는 21일 오후 8시 22분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