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과 내가 키스할 때는 고개를 어느 방향으로 기울이는지 한 번 떠올려보자.
독일 루르(Ruhr) 대학교의 연구진이 124쌍의 커플을 조사한 결과, 키스를 할 때 커플 3쌍 중 2쌍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왜 우리는 키스를 할 때 고개를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최근 영국 배스 대학교와 방글라데시 다카 대학교 공동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진들은 학습적 요인에 의한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의 부부 48쌍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는 공중 방송이나 영화에서도 키스 장면을 보여주지 않으며 공공장소에서 키스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키스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키스 연구에 있어 학습과 무관한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연구 결과, 48쌍 중 32쌍 이상의 커플이 키스를 시도하는 사람과 이를 받는 사람 모두 얼굴을 오른쪽으로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사람의 감정과 의사결정이 ‘키스’에 관여한다”며 “좌뇌와 우뇌 모두 그 행위를 관장하는데, 상대적으로 강한 쪽의 뇌가 얼굴을 기울이는 방향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의 뇌는 어떤 행위를 할 때 좌뇌를 주로 사용하거나 우뇌를 주요 사용하는데 이를 편향성이라고 한다.
더 많이 쓰는 뇌에 더 많은 양의 호르몬이나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된다.
연구진들의 설명에 따르면 키스를 할 때도 이러한 편향성에 따라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 보통의 아기들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기 때의 이런 편향성이 성인이 될 때까지도 이어져 키스를 하는 것에도 영향을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