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웅, 사타부언이라는 단어는 조선족 장기밀매 및 인신매매단이 사용하는 은어다.
청웅은 ‘시신’을 뜻하며, 사타부언은 “마무리됐다”라는 광둥어에서 따온 말이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귀신(귀하의 신장), 헬리콥터(심장, 간, 각막, 췌장, 힘줄, 망막의 영문 합자)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같은 은어들이 온라인에서 일파만파 퍼진 이유는 단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장기밀매’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장기밀매를 소재로 한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면서 사람들의 공포심은 더 커졌다.
“간은 충청도로, 눈은 경상도로, 심장은 서울로…”.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의 명대사 중 하나다.
영화 ‘아저씨’에 등장하는 소미(김새론)의 엄마가 납치된 후 장기가 모조리 적출돼 발견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또한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공모자들’에서는 중국의 불법 장기 이식 병원과 장기밀매 브로커 등으로 이뤄진 기업형 범죄 집단이 현실적으로 묘사됐다.
중국으로 떠나는 유람선 안에서 한 여성이 실종되고 그 여성을 찾는 신랑과 장기밀매 브로커들 간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장, 왜곡, 날조된 괴담일 뿐. 실제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화 ‘공모자들’이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면 말이 달라질 것이다.
영화 ‘공모자들’의 김홍선 감독은 지난 2009년 중국의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을 접하고 충격을 받아 시나리오를 썼다고 전했다.
‘신혼부부 장기밀매 사건’은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한 신혼부부가 현지에서 택시를 타려던 중 벌어진 사건이다.
남편이 트렁크에 짐을 싣고 있을 때 아내가 먼저 택시에 올라탔는데, 아내를 태운 택시가 갑자기 출발해버려 실종됐다.
그 후 남편은 아내의 시신을 찾았지만, 그 안에는 장기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김홍선 감독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고 실제 장기 밀매 브로커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약 2년 동안 영화 ‘공모자들’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를 구성할 때 현실을 반영하고 싶었다. 그래서 브로커를 직접 만나 그들의 ‘작업’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라며 “솔직히 브로커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영화 속 이야기나 장치들이 극적인 효과를 강조하기 위한 허구가 아니다. 장기밀매는 현실이며 오히려 영화보다 더 잔혹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홍선 감독에 따르면 실제 장기밀매 브로커들은 자신들의 작업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실제 장기 기증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큼 장기를 구할 수 없으니 우리가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 ‘좋은 일’을 위해 암시장에서 사람의 몸은 약 18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3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한해 실종자는 9만명이 넘었다. 실종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